영어 못하면 부끄러워 해야 하나? 잡담

무한도전 뉴욕편 이야기가 하도 말이 많아서 원래 무한도전은 안보지만 한번 찾아서 봤다. 영어 한마디도 못하면서 뉴욕에 가서 나라망신 시켰다는 이야기가 나오길래 얼마나 못했으면 그랬나 하고 봤더니 생각보다 잘하던데 ㅋㅋ 잘 못해도 나름 대로 최선을 다해서 의사소통을 하려고 하는 모습이 오히려 보기 좋았다. 한국인이 한국어와는 지극히도 다른 영어를 못한다고 부끄러워 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영어광풍은 대단하다. 대학의 영어강의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인들중 정말로 영어가 필요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계속적으로 영어로 쓰여진 글을 읽고 영작을 하고 영어로 대화를 해야할 사람들. 이런 사람들만 영어를 잘하면 된다. 한국에서 한국어만 쓰면서 살 사람들에게까지 영어를 강요하는 것은 좀 아닌것 같다.

프랑스가 유럽에서 영어 못하는 나라로 유명하다. 내가 겪어본 바로도 프랑스에는 정말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렇지만 영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예를들어 내 주위에 있는 수학을 박사학위까지 받는 사람들을 보면 다들 영어를 잘 한다. 영어가 필요한 사람들은 잘하고 영어를 쓸 필요가 없는 사람들은 영어를 못하는 것이다. 프랑스처럼 우리나라도 영어를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할수는 없을까?

영어와 불어 미분류

최근 이선민씨가 무한도전 뉴욕편 비난한것을 두고 논란이 많은데 기사에 보니까 retard 라는 말이 나왔다. 분위기상 안좋은 말인건 확실하나 영어단어로는 처음 보는 것이라 사전을 찾아보니 formal하게 쓰이는 동사로 느리게 하다라는 뜻도 있고 명사로는 바보나 정신적으로 느린 사람을 뜻한다고 나온다. 사실 retard 는 불어로 자주 쓰이는 명사로 느림이라고 변역할수 있겠다. 그래서 "Je suis en retard." 라고 하면 나는 늦었다라는 뜻이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공부한건 별로 없는데 파리에 온지 9개월이 되어가니까 불어 문장 구조가 조금씩 이해되고 있다. 그래봐야 영어랑 비슷한 문장들만 쓸수 있는 수준이지만.  불어를 공부하면서 재미있는 것은 불어 단어가 영어 단어와 비슷하지만 영어에서는 잘 안쓰이는 단어가 꽤 된다는 것이다. 위에 예를 든 retard 같은 경우도 있고 불어로 뱀은 serpent 인데 이것도 사실 영어로 뱀이라는 뜻이지만 영어로는 snake 로 주로 쓴다.  또 대표적인 것이 merci 인데 불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뜻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이라고 할수 있겠다. 영어로는 mercy가 '자비'나 '친절함' 정도의 뜻이니 어느정도 불어랑 비슷하지만 역시 자주 쓰이는 단어는 아니다. 그래서 불어를 공부하다 보면 영어를 다시 생각하게 되어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조금 되는듯? 하다. 아무래도 두 언어가 비슷하다 보니..  물론 이것을 프랑스인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한국어와 영어의 엄청난 차이를 경험한 나로서는 불어와 영어는 같다고 볼수도 ㅎㅎ

전에 필립한테 Est-ce que tu peux m'aider? 라고 할 것을 Est-ce que tu peux m'aime?  라고 해서 필립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라고 되물었던 적이 있었다. 첫번째 문장은 '너 나 도와 줄수 있겠니?' 이고 두번째는 '너 나 사랑할수 있니?' 였다는...


비엔나 방문 잡담



내가 머물렀던 호텔 모짜르트. 여기서 걸어서 5분이면 비엔나 대학에 갈 수
있어서 편했다. 비엔나의 건물들을 이렇게 새것처럼 깨끗하게 칠해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파리에 있다가 와보면 깨끗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ㅎㅎ


현재 필립의 보스인 크라탄텔러 교수님과 함께 비엔나 전통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비너슈니첼을 먹었는데 전통적인 재료인 어린 송아지 고기로
만들어서인지 전에 먹었던 것보다 훨씬 부드럽고 맛이 있었다. 이 집에서 직접
담은 화이트와인 두잔과 메인 요리, 디저트 그리고 28도정도 되는 술을 작은
잔으로 한잔 마셔서 둘이 50유로 조금 넘게 나왔는데 크라탄텔러 교수님께서
사주셨다 ^^

크라탄텔러 교수님은 유럽에서 조합수학으로는 가장 유명한 분이라고도 할수
있다. 내가 참석한 몇번의 학회에서 한번 빼고는 항상 organizer 또는 main
speaker 중의 한사람이었다. 이분은 피아니스트로 활동하셨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에 연주 때 녹음했던 파일이 있다.
대학때 피아노와 수학을 동시에 전공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비엔나에서 가장 큰 두 곳에서 연주하셨다고 하니 뛰어난
피아니스트였을것이다.  그런데 손가락에 어떤 문제가 생겨 피아니스트로 계속
활동할수는 없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지금도 피아노 연습은 계속 하시고 가끔
수학 학회에서 참석자들을 위한 연주도 하신다. 지난 7월에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FPSAC이라는 학회에서도 200명 정도의 참석자 앞에서 연주를 하셨다.  내가 처음
크라탄텔러 교수님을 만난것은 2년전 중국에서 FPSAC을 할때였다. 호텔
아침식사때 우연히 같은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했었다. 내가 KAIST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있다고 하니 내 지도교수님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셨다. 나는
그래서 이름을 물어봤었는데 아마 최근 몇년동안 학회에서 크라탄텔러 교수님의 
이름을 직접 물어본 사람은 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ㅎ
게다가 그때 오스트리아에서 왔다고 하셨을때 나는 호주와 헷갈리기까지 했었다 ㅋ


필립과 크라탄텔러 교수님의 제자인 토마스와 바에서 맥주한잔 하는 중. 토마스는
이번달말에 디펜스를 하고 12월부터는 파리에서 일년간 포닥을 하게 되었다. 
내가 사는 Cite Universitaire 영국관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비빔면 먹는 친구들 프랑스 생활


오늘 저녁에 필립과 매튜를 집에 초대해서 저녁을 먹었다.  이 둘은 2년 전에 독일 Oberwolfach 에 워크샵을 갔다가 만난 친구들이다. 왼쪽이 필립이고 오른쪽은 매튜. 둘다 프랑스인이고 필립은 비엔나에서 포닥중인데 파리에 자주 온다. 매튜는 지금 내 보스의 박사과정 학생인데 1월 하순에 디펜스를 한단다. 
내가 준비한 것은 유부초밥과 짜파게티 비빔면인데 맛있게 잘 먹더라 ^^ 김치도 의외로 잘 먹고. 매튜는 몇일전에 중국음식점에서 비슷한걸 먹었는데 짜파게티가 더 맛있다고 했다. 저기 몽쉘이라고 써진게 보이는데 몽쉘통통은 불어로 나의 친애하는 삼촌이라는 뜻이라네 ㅎㅎ 매튜가 가져온 보르도산 화이트 와인과 함께 몽쉘통통을~

학회에서 만난분 미분류

이번주에도 파리에서 학회를 하는데 캐나다에서 오신 한 유명한 분과 이야기를 했다.
내가 연구하는 부분과 비슷한 논문을 쓰셨길래 나도 관련된 연구를 한다고 하니까 한번 들어보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중에 커피 브레이크 시간에 설명을 해드렸는데 나의 부족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말을 하자마자 Okay, Got it, Excellent, Yes. 등등을 연발하면서 아주 빠른 속도로 설명이 끝났다. 나는 역시 대가라 한번 듣고 금방 이해하는 구나 하고 내심 놀랐는데 나중에 내 논문을 찾아 읽어보겠다고 하더니 바로 화장실로 직행 ㅎㅎ나도 논문들을 정리하고 다시 강연이 시작될 시간이 되어서 화장실에 들렀다가 가려고 화장실에 갔다. 여기는 남자 화장실에 문을 잠그고 들어가는 두개의 변기만 있는데 비어있으면 녹색이고 안에서 잠그면 빨간색이 된다. 근데 하나는 빨간색인데 다른 하나는 이상하게 반은 녹색이고 반은 빨간색이라 비었나 하고 살짝 열었는데 아까 그분께서 일을 보시다가 웁스! 그래서 얼른 닫고 갔다 ㅠ.ㅠ

이분은 아주 친절하고 재미있는 분인듯. 위에 적은 것같이 호응을 엄청 잘해주심. 언제 이야기를 할까 하다가 내가 이날 오후 강연이 없는데 이때 하면 어떨까요 했더니 그분왈 그날 오후는 부인께서 organize 했다 그러길래 내가 시간을 잘못알았나 하고 부인께서도 수학자이신가요 하고 물었더니 "제 아내는 쇼핑가(shopper)입니다." 부인께서 파리에서 쇼핑을 계획하셨던 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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